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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프리랜서를 정규직으로 뽑지 않는 이유

나이가 먹어가면서 이런 저런 사회현상에 대한 답을 얻어가는 것 같다. 과거 어렸을적(?) 에는 그것이 왜 그렇게 되는지에 대한 의문만 가득했지만 시간이 약이라고 했던가…

한국 사회에서 나이가 가지는 특별함으로 인해서 나도 모르게 이제는 아랫사람이 생기고 과거에 윗사람에게 존댓말을 했던 내가 이제는 존댓말을 받을 위치에서 사회를 바라보게 됨에 따라서 과거에 못보던 것이 이제는 보이는 신기한 현상을 자주 겪는다.

개인적인 경력을 이야기를 하면 정규직 생활을 약 7년 정도하고 프리랜서로 전향한지 이제 약 5년쯤 됐다. 중간에 약 1년 쯤 놀았으니까 프리랜서를 개월수로 환산하면 만 4년 조금 될까…

지금도 그렇지만 과거에 이런 의문을 가진적이 있다.

다 똑같은 IT 기술을 가지고 일을 하는 사람들인데, 어째서 좀 나간다하는 기업에서는 프리랜서들을 정규직으로 고용하려고 하지 않는가?

과거에 가졌던 의문인데, 요새 그것이 정말로 맞는 말이라는 것을 절감한다.

새로운 프로젝트에 투입되고 새로운 인력을 뽑아 프로젝트를 지휘해야하는 입장에 있다. 문제는 SI 프리랜서에게 지급되는 월별 단가라는 것이 프리랜서 경력만 가지고 결정된다.

아무리 능력이 좋다고 한들 5년차라면 돈을 많이 못 받는다. 아무리 능력이 없다고해도 경력이 15년차면 특급대우를 해준다. 이력서에 많은 프로젝트를 뛰었다는 것이 그 사람의 IT 능력을 증명한다는 것이 웃기는 일인과 동시에 의문인데 이러한 의문 때문에 과거에 저런 질문이 절로 떠올라고 과연 맞는 말이라는 것을 절감한다는 것이다.

나랑 같이 투입된 15년차 프리랜서가 있다. 나이도 많아서 부장이라고 달았는데, 그야말로 기계적인 일만 한 경우였다. 그리고 그렇게 기계적인 일만으로 단가를 높게 받다보니 그것을 벗어나는 일은 절대로 하려고 하지 않는다.

더 웃긴건 한국 사회도 변화하고 있고 IT 세계도 그 변화에 흐름은 빗겨가지 못하고 있는데도 과거에 했던 버릇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는데 있다.

한국 사회에서 저작권에 대한 생각이 많이 바뀌어 있고 그래서 요새 젊다하는 프리랜서들은 나름대로 소프트웨어 저작권에 대한 인식이 잘 갖춰져 있다. OS, MS Office 등은 업무에 필요한 필수 소프트웨어도 과거에 비해서 나름 저렴해진 것도 한 몫이다.

하지만 나랑 같이 투입된 15년차 프리랜서… MS Office 는 2007년 버전이고 그것도 크랙 버전이다. 사업장 마다 다르지만 소프트웨어 라이센스에 민감곳이 점점 많아지고 있는 시점이고 내가 있는 사업장도 불법 소프트웨어에 대해서 그렇게 좋게 보지 않는다. 한번 걸리면 사업장이라고 책임을 면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기 때문이지..

그래서 크랙 버전은 사용하면 안되고 문제가 될 거 같으니 돈 주고 사라고 권했다. MS Office 365 의 경우에 비지니스 버전 1년 구독으로 12만원이면 사용할 수 있다. 프리랜서 15년차면 단가가 적어도 700 은 넘을테니 1년 12만원 그냥 껍 아니겠나..

하지만 이 양반.. 그 돈이 아깝다는 거다. 계약을 체결한 회사가 제공해주지 않느냐는 질문부터 해서 어떻게든 싸게 구매할려는지 이커스 마켓에서 출처도 불문명한 3만원짜리 라이센스 구매가 어떠냐고 내게 물어보기까지…

더 웃긴건, 이 프로젝트에 투입된 그 인력은 인프라를 담당하는 사람이다. OS, Application 서버등을 운영, 모니터링, 장애대응이 주 임무다. IT 그것도 인프라 운영에 발을 들여논 순간부터 24시간 장애대응은 염두해 둬야하는 직업이다. 하지만 이 양반 집에 컴퓨터가 없다.

장애가 발생하면 집에서 회사까지 출근해서 할 사람으로 보이지도 않는데도 “어? 집에 컴터 없어요” 를 아주 대놓고 당당하게 하는 사람…

사업장에서는 그래도 야밤에 출근하는 불상사를 없애기 위해서 원격 접속 프로그램을 지원해 주고 있다. 실시간 대응이 필요한 서비스의 경우 이렇게 해주는 곳이 많은데 “어? 집에 컴터 없는데요~” 를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배짱, 아니 객끼를 들어내는 사람..

나 같아도 정규직으로 안 뽑는다.

이 글을 읽는 사람이라면 프리랜서 전체를 매도하는게 아니냐고 하겠지만 안타갑게도 저렇지 않는 프리랜서 본적이 없다. 계약서를 따지고 단가를 계산하고 사업장에서는 정규직과 동일한 복지를 요구하면서도 진정으로 개인사업자에 준하는 대우와 그에 맞는 결과를 요구하면 그것이 매우 부당하다고 주장하는 이들… 출퇴근은 칼같이 지켜내야만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 (원래 프리랜서는 출퇴근 개념이 없다.)

한국 사회에서 공무원들을 영혼없는 사람처럼 대하는데, 한국 프리랜서들도 별반다르지가 않더라는 거다. case by case 대로 Tip 을 많이 알고 있는 것이 한국 IT 인력들의 능력 수준일 뿐이다. 그것을 조금만 벗어나면 뭘 어쩌지 못하는 무능을 금방 들어내고야 많은 선배님들… 제발 빨리 은퇴하시고 치킨집 차리시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