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전산장애 관련해 드는 생각.

지난 5월 초. 5월 5일 어린이날에 주말이라 대체휴일로 월요일까지 쉬는때였는데, 우리은행에서 전산작업으로 인해서 카드결제외엔 아무것도 안된다고 문자가 왔다. 뭔가 큰 작업을 하는 거구나만 생각했는데, 다음날에 사람들 사이에서 우리은행 전산망이 작동하지 않는다고 말을 하더라. 그날 급여를 받아야 하는 사람들은 월급이 이체가 안되었다고 하면서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은행 전산’, 차세대만 하면 장애부터…

은행 전산망은 다른 전산과는 차원이 좀 다르다. 인간세상 돈이 매우 중요하지 않은가? 그런 돈을 관리를 전산화하는 리스크는 다른 전산시스템을 능가한다.

그런데, 이러한 은행/증권 전산시스템 작업을 했다하면 장애부터 발생하고 시작하는게 문제가 아닐까?

우리나라의 IT 산업도 이제는 성숙기다. 2000년대 버블이 붕괴되면서 옥석이 가려졌고 그래서 살아남은 IT기업들이 지금까지 생종해 있다. 벌써 20년전일인데, 그동안 전산시스템 작업을 한두번 해본것도 아닐텐데 이런일이 반복되는게 안타갑다.

그 이유는 아주 명확하다. 은행/증권 전산시스템 작업은 아주 오래전 과거의 개발  프로세스를 그대로 가지고 가고 있기 때문이다. 기획-분석/설계-개발-테스트-오픈.

최근 소프트웨어 개발방법론이 바뀐지가 언제인데, 아직도 저러고 있나 싶다. 특히나 리스크가 아주 클수록 작게작게 코드를 수정하고 바로바로 적용하는 방법이야말로 한번에 업데이트를 하는 방법보다 리스크가 몇 배는 적다.

이미 우리은행 차세대 구축은 2월 오픈을 지키지 못하고 5월로 미뤘지만 장애는 피할 수 없었다.

IT 가 뭔지 모르는 사람들이 사업을하니…

다음은 우리은행 차세대 구축을 맡았던 회사 관계자의 말이다.

SK C&C 홍보실 관계자는 “(오류는)전산시스템 교체 초기 어디서든 발생하는 문제로 얼마나 빨리 수정하느냐가 관건이다”며 “(우리은행 위니에서는)그렇게 큰 오류가 발생한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얼마나 빨리 수정하느냐가 관건이 아니라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에 개발 프로세스를 정립하고 오픈을 했어야 했다. 오픈을 하면 으레 장애는 발생하는것이 IT 개발 프로세스가 아니다.

IT를 하는 사업자 입에서 저런 소리가 나온다는게 이제는 놀랍지도 않다. 홍보실 관계자라는 사람이 과연 IT 개발의 실무경험을 해봤다면 저런 소리는 못한다.

이는 어찌보면 실무적 경험을 중시하지 않는데서 원인이 있을 수도 있다. SK C&C 회사에 다니는 사람들, 그중에서 사업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위치에 있는 부장급 이상들 중에 과연 개발 경력을 수년간 가진 사람이 존재하기는 할까?

IT 사업도 사업인지라, 경영을 잘하는 셀러리맨같은 사람들이 현실의 결정권을 가지는 경우가 있다. 사업의 특성을 책으로만 읽은 수준이고 사업은 돈을 벌어야하는 것이 목표이다보니 최대한 지출을 줄일려고 한다. 개발을 그져 Copy & Paste 수준으로 보고 이미 만들어진거 버전이나 좀 올리고 서버 시스템을 최신으로 교체하는 것이 차세대로 착각하는 사람들이 사업자 중역을 이끌고 있다는게 심각한 문제다.

내가 우리은행 전산책임자라면…

절대로 사업자에 책임을 맡은 사람들과 이야기 하지 않는다. 1000여명이 투입된 이 프로젝트에서 자세히 보면 군대에서 중대장 역할을 하는 개발자들이 아주 많다. 사실상 그들만큼 이 프로젝트의 규모와 비용을 정확하게 계산해낼 사람들은 드물다.

직급, 정규직, 비정규직이 대체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현실을 직시하고 바꿀수 있는 힘을 가진사람을 곁에 두는것이 리스크를 줄이는 길인데도 그놈의 사업자와 수주자… 그리고 R&R을 따지면서 일을 하다보니 이 모양인지도 모른다.

아무튼 이번 우리은행 차세대는 실패다. 오픈하고난 후에 장애를 해결했다고해서 그것이 성공해다고 평가하지 않는다. 2월달 오픈을 지키지도 못했고 오픈하고 난후에 장애는 그동안에 개발 프로세스가 어떠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발전 없는 사람들…

안타까운 현실이다. IT 사업을 하면서 IT를 모른다. 장애는 날수 있지만 얼마나 빨리 수정하느냐?? 그 빠른 수정을 위해서 개발 코드가 걸레짝이 되어도 상관없다는 건가. Agile 이 다 무엇이며 DevOps 가 다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그져 시대에 뒤쳐지고 있지 않다는 가면을 쓰기 위한 노력일 뿐이다.

8 comments

  1. 지나가는직장인

    1. 홍보팀 사람들은 IT현장 실무경험 없는게 맞습니다. 어느회사도 홍보팀 직원이 IT경험이 있는건 드물지요. 저런 코멘트는 사업팀에서 전달해주었을 겁니다.

    2. 사업팀에는 IT개발경력이 굉장히 많은 훌륭한 부장급들이 많이 계십니다. 회사자체가 IT개발능력을 중시하지 않는것은 사실이지만 현장에서 2년간 연차한번 못쓰시고 강제로 10시 이후 퇴근, 주말출근을 하면서 고생하신 분들입니다.

    3. 워터풀과 애자일 방법론에 대한 끝없는 논의는 접어두고, 작성자가 SI현장에 계셨다면, 혹은 그렇게 강조하시는 IT현장경험이 있다면 개발환경, 개발언어, 미들워어, 웹서버, 서버OS, 데이터베이스 등등 모든게 전환되는 차세대 사업에서 ‘조금씩 개발하고 적용 통합’하는게 얼마나 어렵고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을 아실겁니다. 그건 운영에서 신규개발건이나 작은 단위시스템 연계나 가능하지요.

    4. SI사업구조가 잘못됐다고 생각합니다. 외주, 용역이라는 대한민국 특유의 SI사업 모델이 저가수주를 유발하며 각종 문제가 발생한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1000억으로 산정된 프로젝트가 고객사의 반강제성 협박으로 500억이 되고 300억이 되고 있는 사례들도 많이 있습니다. 예를들어 100만원을 받고 2명이 1달동안 해야 끝나는 일이 50만원만 받고 1명이 1달동안 끝내봐! 하는 꼴이니까요. 끝나는 시간은 같은데 비용이 줄기에 인력이 줄수밖에 없으니까요. 다만 그런 저가수주의 악성 프로젝트를 거절하지 못하고 수행하는 SK의 잘못은 인정합니다.

    • admin

      경험이 없는 겁니다.
      SI 경험이 얼마나 했는지 모르겠지만, 지속적인 통합/배포는 어렵고 사실상 불가능하다…
      지속적인 통합/배포에 한꺼번에 다 갈아없는 차세대라는 개념 자체가 없습니다.

      문제의 핵심은 차세대를 왜 하냐하는 겁니다. 스잘데기없는 짓거리 입니다. 고비용 저효율에..

      • 지나가는직장인

        오래된 언어와 환경에서 개발된 소스는 계속유지하는게 더욱 비용이 많이 드는경우가 많죠. 코볼로 작성된 소스를 10년, 20년후에도 유지보수 한다고 생각해보세요. 개발자 구하기는게 더 어렵고 화면기능이나 새로운 기술을 적용하고 연계하는데 더디욱 비용이 많이 들들게됩니다. 예전언어와 서버이기 때문에 버젼이 안맞아서 아예 불가한 경우도 많고요. 최신기술이 급변하는IT 환경에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것도 불가능하죠. 이미 서비스나 업데이트가 종료된 언어나 서비스를 갈아없지 않고 계속유지 하는게 장기적으로 더더욱 고비용 저효율이라고 봅니다.

        • admin

          논점을 벗어나고 있군요. 지금도 코볼은 핵심 코어로직으로 써먹는데가 많습니다. 외국의 경우에도 그렇고.
          우리은행의 차세대라는것이 더군다나 금융권의 차세대가 코어로직을 건드리는 수준으로 하나요?

          급변하는 IT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라고 하는게 애자일 입니다. 몇년씩 묶혔다가 한꺼번에 갈아엎는
          방식을 탈피해야하고 지속적으로 변화를 꽤하는 방법이 훨씬 비용이 적게드는데
          무슨 뚱딴지 같이 서비스 업데이트없이 계속유지하는게 비용이 더 든다는 말씀을 하시나요?

          예를들어서, 새로운 자바 버전이 나올때마다 소스를 그에 맞게 변경하는 것과
          그냥 묵혔다가 차세대랍시고 한꺼번에 변경하는 것중에 비용이 어느게 더 든다고 생각하십니까?

          금융권이여서 안되는 논리는 그렇게 안해봐서 경험이 없다는 말밖에 안되는 거예요.

          • admin

            망상에 적어드는군요. 제가 해봤는지 안해봤는지 보셨지도 모르실텐데, 모른다로 치부해야지만 자신의 논리가 성립하는 모양이네요.

            망상을 하실거면 그냥 댓글을 달지 말던가..

  2. 지나가다 본사람

    “다만 그런 저가수주의 악성 프로젝트를 거절하지 못하고 수행하는 SK의 잘못은 인정합니다.”
    이런 어이없는 글을 보고 한마디 하고 갑니다.
    SK가 거절을 못했다구요?

    SK가 공공기관이나 대형금융사의 차세대 프로젝트 수주에 뛰어들어서
    입찰경쟁 과정에서 저가 수주 분위기를 만드는건 몇년전 부터 유명한데요.

    처음에 발주처에서 전문가를 모아놓고 일정비용을 정해서 프로젝트를 내놓고
    대기업들에게 저가경쟁을 시켜서 프로젝트를 말아먹고 나몰라라 하는 공기업간부나 책임자들,
    그리고 무조건 따고 본다는 대기업의 저가경쟁..

    이게 우리은행 참사를 불러온거고 이 프로젝트 전후로도 많은 참사가 있었지만
    다들 쉬쉬하고 넘어가는 세상이 되어 버렸네요…

    발주처의 책임자들은 임기 1,2년 동안 누릴거 누리면서 딴데 가버리면 그만이고
    대기업들은 그걸 이용해서 무조건 따서 떼운다는 식으로 일하고

    코볼이 문제가 아닙니다.
    책임질건 책임져야 하는 세상에서 다들 남탓하는 세상이 문제지요…

Post a comment

You may use the following HTML:
<a href="" title=""> <abbr title=""> <acronym title=""> <b> <blockquote cite=""> <cite> <code class="" title="" data-url=""> <del datetime=""> <em> <i> <q cite=""> <s> <strike> <strong> <pre class="" title="" data-url=""> <span class="" title="" data-ur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