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의 MSP 회사들이 IT를 망치고 있다
강남에 MSP 회사들이 많이 있다. Managed Service Provider 라고, 리셀러 개념이라고 하기에는 좀 애매하지만 그외 비슷한 회사들이라고 보면 된다.
아무래도 많은 회사들이 이 MSP 에 기술지원을 받기를 원한다. 왜냐하면 트렌드 자체가 그렇게 흘러가고 있고 이들에 대한 수요가 많다보니 MSP 에 대한 기대가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회사들이 썩 좋은 방법으로 사업을 영위하고 있지 않다는데 있다.
위험의 외주화.
우리 사회에서 지난 몇년간 나왔던 말들이 ‘위험의 외주화’ 이다. 원청이 위험성이 높은 일에 대해서 외주를 주어 그와 관련된 법망과 사회적, 도덕적 책임을 회피하는 수단으로서 계약을 하는 형태… 그래서 원청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 ‘중대재해보호법’ 의 요체다.
이 위험이라는 단어가 가지는 의미는 매우 다양하다. 제조업의 경우에, 특히나 뉴스에 보도되는 경우에는 대부분 제조업이 많이 나오는데 목숨일 잃는 경우이지만 IT 의 경우에는 그야말로 프로젝트의 위험요소를 말한다.
A 라는 회사가 Cloud 로 전환 작업을 위해서 MSP 에 프로젝트를 위임하게 된다. A 라는 회사는 당연히 전문적인 식견과 인력으로 전문스러운 뭔가를 기대할 게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MSP 회사에서는 사람을 또 뽑는다.
니들의 PL 을 알아?
Project Leader. 많은 프로젝트를 경험하면서 느낀 거지만 PL 은 아무나 해서는 안된다. PM 의 경우에는 꼭 반드시 어떤 기술적인 능력을 기대하지는 않는다. 그냥 대충 IT 에 몸을 담았던 사람정도면 그만이다. 일종의 말이 통하는 사람 정도이면 그만이다. PM 의 경우에는 프로젝트 자체의 비지니스에 대한 처리를 많이 하기 때문에 실제로 구현되어지는 프로젝트의 기술적인 부분까지 신경쓰기는 사실상 힘들다. 고객과의 협상도 PM 이 하는 일이기 때문에 PM 이 사실상 피곤한 직위에 속한다.
하지만 PL 은 이야기가 달리진다. PL 은 프로젝트에 대한 기술적인 이해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문제는 이 프로젝트에 대한 기술적인 이해라는 것이 반드시 ‘기술’ 만 이해한다고 되는게 아니다. 이 기술들이 전체적인 요구사항에 잘 조합되어지고 있는지에 대한 사항들을 주로 살펴야 하는게 PL 이다. 예를들어, 숲에 나무를 가지고 하트모양을 만든다고 할 경우에, 나무에 대해서 알 필요는 없지만 그렇다고 몰라서도 안되고 그 나무들이 하트모양이 되도록 잘 정리 정돈이 되고 있는지 조성하는 과정에서 잘 살펴야 한다.
기술적인 내용을 세세하게 알 필요는 없지만 큰 틀에서 숲을 볼 줄 알아야, 그 숲이라는게 숲을 구성하는 각 요소들이 있기 때문에 그걸 알고 있어야 한다, 프로젝트가 잘 굴러가게 되어 있다.
PM 도 프로젝트의 승부를 가르는 결정적인 인물이라면, PL 도 실체적인 프로젝트의 승패를 가르는 인물이기도 하다. 그만큼 책임이 매우 크다는 것이다. 프로젝트에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는 인물들이 PM, PL 이다.
그런데, 강남에 MSP 회사들은 PL 을 프리랜서로 뽑고 있다. 프리랜서가 PL 을 못한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앞에서 이야기했듯이 프로젝트를 책임질 인물이기 때문에 어찌보면 고객사 A 에 대한 예의가 아닌 거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거래계약이란게 뭐든 못할까 만은 적어도 프로젝트를 책임질 회사가 직접 나서는게 아니라 PL 을 프리랜서에게 위임한다는게 과연 정당하다고 볼 수 있나…
마치 제조업에서 위험의 외주화 정도는 아닐지라도 도의적이나 도덕적으로 별로 바른 경우는 아니다.
내 손에 피는 안 묶힌다.
왜 PL 을 프리랜서들에게 맡길려고 하는 걸까? 그들이 보기에, 한눈에 봐도 프리랜서에게 PL 을 맡기는 건 문제가 있다는 인식은 다 깔려 있다. 그런데도 이렇게 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고상한 척’ 가면놀이
강남의 MSP 회사의 경우 외주 프리랜서들을 직접 뽑지 않는다. 2차 업체라고해서 그들이 프리랜서를 물고 온다. 대부분 잡코리아, 사람인에 공고를 내서 지원하는 사람들을 대리고 오는데, 면접을 MSP 에서 보게 된다.
MSP 에 협력 업체도 인맥이지만, MSP 에서 수주하는 많은 프로젝트들 또한 인맥인 경우도 많다.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지만 워낙 강남의 이름있는 MSP 하면 몇개 없기 때문에 업계에서도 알아서 찾아오는 경우도 있지만 그런 경우는 많지 않다.
대부분 A 업체 프로젝트 담당자와 MSP 담당자들은 대부분 인맥이 있거나 한 경우이다 보니, 서로 얼굴을 붉히는 일은 피할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회사 생활을 하다보면 직위가 높을수록 어떤 문제에 직접 나서는걸 회피하는 경향을 보이는데, 복잡하고 스트레스가 심한 어떤 문제에 그 사람이 노출될 경우에 들어나는 인성과 능력을 무서워하는 경우가 아주 많다. 직위가 높으면 고상해지는 인간들이 대부분인 이유라고 보면 된다.
이 MSP 회사들도 마찬가지다. 프로젝트에 직접 관여하는 경우에 그런 ‘고상한 인품’ 을 유지하기가 상당히 힘든 경우다. 프로젝트를 직접 관리할 경우에 어떻게든 A 회사에게 싫은 소리도 해야하는 경우가 있고 직접 거의 매일매일 그 사람들과 이야기를 해야하는데 A 회사 사람들이 마냥 MSP 회사에 듣기좋은 소리만 할 경우는 많지 않다.
더군다나 A 회사와 인맥이라도 있는 날에는…. 힘든 일이 한두가지 아니게 된다.
‘우리는 고객사 편’
PL 를 하다보면 고객의 요구사항을 변경해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 잘 모르니까 고객들은 어디서 주워들은 이야기를 가지고 해달라고 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이럴 경우에 프리랜서라면 한계가 있기 때문에 수행사 MSP 회사에서 적극적으로 중재를 해야한다.
하지만 MSP 회사가 적극적으로 중재를 할려고 할까? 대부분 ‘PL 프리랜서’ 를 교체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는다. 심각한 건 프리랜서를 ‘능력없는 인간’, ‘성격이 안된 인간’ 쯤으로 평가하면서 교체를 한다는 문제다.
면접한번 보고 현장에 투입시키고는 그 사람들 다신 얼굴 볼 일도 생기지 않는데, 어떻게 해서 프리랜서에 저런 낙인을 찍을 권리가 생기는지?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것을 프리랜서에 문제로 귀속시키고 교체, 그렇게 함으로써 고객의 요구사항을 변경시키는 일들을 하는 곳이 MSP 다. 그들에게는 그렇게 하는 것이 훨씬 편하니까… 프리랜서가 고객의 잘못된 요구사항에 대해서 중재를 요구하면 그건 능력이 없는 것이거나 ‘사업이란게 원래 그런건 줄 몰랐냐?’, ‘세상 덜 살았네… PL 할 인물이 못되네’ 식의 결론을 내리게 훨씬 쉽다.
이렇게 쉽게 생각하는 건 그렇게 해는 것이 너무나도 쉽고, 두번째는 프리랜서에 대한 인식이 그렇기 때문이다. 프리랜서는 본인들이 돈주고 산 사람이라는 인식이 있기 때문에 뭐든 시키면 다해야 한다는 사고를 하게 된다. 하지만 그렇지가 않지…
프리랜서의 권리는 의외로 막강하다. 하지만 그것을 주장할 경우에 계약해지를 종용하는데, 사실 다 위법한 것이지… 정당한 사유 없이 계약해지를 할 경우에 배상의무가 있다. 하지만 그런 인식이 없는 곳이 강남의 MSP 다.
사회변화는 고상하고 IT 도 제대로 안 굴러간다.
뉴스를 보면 사내에 성폭행 사건을 다루는 뉴스가 나온다. 그럴때마다 너도나도 가해자를 비난하면서 정의로운 글들을 많이 본다. 더군다나 회사측의 대응에 대해서 맹비난을 하곤 한다. 피해자편에 서서 대응을 했어야 했는데 그렇지 않고 피해자에게 ‘조용히 있어라’ 식의 대응을 했기 때문이겠지.
하지만 대부분의 한국사회가 대부분 부당함에 대해서 뭉쓰고, 모르쇠로 일관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는 것쯤은 알아야 한다. 뉴스에 나오면 분노하면서도 정작 자신에게 혹은 자신과 관계된 주변에서 그런일이 발생할 경우에, 성폭력 피해자의 회사처럼 행동게 한국 사회 아니겠나..
강남의 MSP 회사들이 요즘 벌이는 일들이 이와 유사하다. 위험의 외주화는 물론이거니와 고객에게는 적어도 고상한 이미지를 구축해야하고 그러다보니 고객과의 마찰에 있어서 적극적인 중재를 하려고하지 않는다.
본인들은 고상해야 하고 적어도 피는 뭍히지 말아야 한다는 얄팥한 사고로 사람들을 뽑아대고 있으니…
제대로 된 인간들이 없다. 그져 인맥…… 그러니까 프로젝트 투입되서 보면 MSP 가 요구하는 그 엄청난 스펙에 비해 초보급 만도 못한애 구축된 아키텍쳐를 보게된다. 더 웃긴건 본인들이 구축했으니 잘 구축했다고까지 자랑질… 제 정신들이 아닌거지..